맛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면 식품업체 매출 증대 길이 보인다

우리가 음식에 대해 맛있다 또는 맛이 없다는 말을 한다. 이 때 맛을 느끼게 하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인체가 맛을 인지하는 기전을 파악하고, 맛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식품산업에 널리 활용한다면 식품업체들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를 통해 최근 일본에서 개발된 맛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장치를 소개한다.

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
사람에게는 생리적인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에 부응하는 식품을 맛있다고 느끼게 된다. 배가 고프거나, 갈증을 느낄 때, 영양소의 불균형 또는 결핍, 피로 등의 생리적인 상태 등의 요인들이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문화에 기인하는 맛이 있다. 민족이나 지역, 가족 단위에서 식경험이 있는 음식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반대로 어떤 집단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맛이나 풍미는 기피하게 된다. 즉 개인이나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맛을 찾게 되는 것이다.

약리학적인 맛의 자극이 있다. 영양소와 관계없이 맛있는 것, 즉 향신료 또는 패스트푸드의 맛 등은 이와 같은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호성 식품에 대한 욕구가 대단히 강한 경우이다. 예를 들면 청량음료를 매일 마시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맛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기술
한국 사람의 경우 수백 년에 걸쳐 인삼을 복용해 왔다. 한국인에 있어서 인삼 고유의 냄새나 독특한 맛은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받아들여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인삼의 향기나 맛에 대해서 거부감이나 이질감을 느끼는 한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기능성식품의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홍삼제품의 맛에 대해서 불평을 하는 한국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있어서 이와 같이 당연한 인삼의 맛이 이웃나라 일본사람들에게는 문화적으로 수용되기 어려운 맛인 것이다. 일본인들에게는 인삼의 맛이나 향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족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식경험이 거의 없어 위화감을 느끼는 맛이라 할 수 있다.

인삼이나 홍삼이 아무리 뛰어난 생리활성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먹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상, 그 냄새나 맛이 위화감이 없어야 다시 말해서 몸이 안전하다고 판단해야 상품으로서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더욱이 일본이나 서구와 같이 인삼에 대한 문화적 배경이 다른 국가에 우리의 홍삼이나 인삼을 수출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맛의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림1>은 ㈜디씨케이컨설팅의 미미리서치에서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홍삼제품의 맛을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사의 미각 측정장치로 측정하여 해석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 그림1. 맛 분석 결과
혀에서 인지하는 맛과 뇌에서 인지하는 맛
일본인들의 예를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맛이란 어떤 맛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맛이란 대단히 주관적으로 판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각·청각·후각·촉각 등과 같은 감각과 문화적·역사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주관적인 감각이 미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맛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어 왔다.

식품회사에서 실시하는 제품의 맛에 대한 평가도 소수의 전문가 집단에서 실시하는 관능검사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관능검사란 실시하는 회사의 내부 기준에 따라 제각각이며, 참가하는 평가단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객관적인 맛의 평가는 대단히 어려운 것이다.

▲ 그림2. 맛의 인지기전
여기에서 우리가 맛을 느끼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음식을 섭취하면 혀의 미뢰세포에서 정미물질(맛물질)이 결합하게 되고, 이것이 신경세포에 의해 뇌로 전달되어 뇌에서 맛을 인지하게 된다. 즉 우리가 인지하는 맛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혀에서 인지하는 맛과 뇌에서 인지하는 맛이다. 뇌에서 인지하는 맛은 오감과 문화적, 역사적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 주관적인 맛이다.

그런데 혀에서 인지하는 맛은 미뢰세포의 세포막에 정미물질이 결합함으로써 세포막 전위에 변화가 발생하며, 그 전위의 변화를 뇌가 인지하는 메커니즘으로 되어 있다.

맛을 계측하는 미각 측정장치
1989년 일본 큐슈대학의 토고 키오시교수(Toko Kiyoshi)는 인공지질막이 정미물질과 반응하여 막전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종류가 다른 인공지질막이 5가지 기본맛의 물질을 구분하여 반응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각각의 맛에 특화된 미각 센서를 이용하여 맛을 계측하는 미각 측정장치의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 그림3. 미각 측정장치
미각 측정장치에 의해 단맛·짠맛·쓴맛·신맛·감칠맛·떫은맛 등 6가지 기본맛과 쓴맛의 뒷맛·떫은맛의 뒷맛·신맛의 뒷맛 등 3가지 뒷맛의 측정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사람의 혀가 인지하는 맛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주관적인 영향을 강하게 받는 관능검사와 비교하여 객관적으로 맛을 평가하여 수치화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미각 측정장치의 도입사례
미각 측정장치가 일본에서 개발되어 상용화되었다는 것에 영향을 받아 현재 세계에서 맛의 수치화 및 시각화를 통한 식품산업 분야의 활용은 일본이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미각 측정장치의 도입사례로서는 다음과 같은 분야가 있다.

- 냉동식품의 보관기간에 따른 맛의 변화의 평가
- 식품의 맛에 의한 품질관리
- 소비자 불만에 대한 대응에 활용
- 각 국가별로 선호되는 맛의 식품의 개발
- 각 인종별로 선호되는 맛의 식품의 개발
- 외식산업에 활용
- 소비자들에게 맛 정보의 전달
- 식품의 마케팅에 활용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
- 식품의 제조공정의 비용절감에 활용

<그림4>는 일본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인 aeonmall.co.jp의 홈페이지에서 와인의 맛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지를 나타내고 있다.

▲ 그림4. 맛 정보 제공 홈
이러한 맛 정보의 제공에 의해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어떤 맛의 와인이 자신에게 맞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게 됨으로써 맛의 시각화에 의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이와 같이 맛의 수치화를 가능하게 하는 미각 측정장치와 관능시험을 적절히 활용하여 식품의 맛을 과학화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김동출 ㈜디씨케이컨설팅 미미리서치 대표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