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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의 CS칼럼] 3. 갑질 논란

기사승인 2017.08.03  11: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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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갑질이란?
한동안 뜸했던 ‘갑질 논란’이 한창이다. 최근에 한 피자업체의 사례에서 촉발된 이른바 ‘갑질 논란’은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대기업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까지 한층 더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갑질’이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한편 ‘을질’이란 말도 있다.

‘갑질’처럼, ‘을’뒤에 비하하는 의미의 '질'을 붙여, 권리 관계에서 약자이지만 갑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편의점주에게 불만을 품은 알바생들이 업무처리나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단으로 결근, 잠적ㆍ퇴사하여 점주에게 애를 먹이는 행동들이 바로 ‘을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갑질’이나 ‘을질’ 모두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며,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 거래관계에 있는 ‘갑’과 ‘을’은 편의상 그렇게 부를 뿐, 인간적으로는 동등한 한 인격체로서 대하고, 비즈니스에서도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룰과 제도에 입각하여 행동해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 이러한 갑질 논란이 벌어지게 된다.

필자도 지난 30여 년 간의 회사생활을 돌아보면, 정말 수많은 갑질을 목격하고 직접 당하기도 했던 불편한 진실들이 떠오른다. 신입사원에게 텃세를 부리는 현장 고참들의 행동, 술도 못 마신다고 핀잔과 모멸감을 주던 상사, 정상적이지 않은 댓가를 노골적으로 바라던 기관원, 하청업체에게 무리한 요구를 일삼던 일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박혀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현상이 곪을 대로 곪아서 결국은 요즈음의 갑질 논란 사태로 터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눈높이 맞추는 노력은 갑이 먼저 해야
이러한 문제의 본질은 상대방을 내려다보고 우습게 보는 특권의식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은 상호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을 먼저 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은 갑이 먼저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키가 큰 사람과 키 작은 사람이 마주 보고 서 있을 때, 키 큰 사람이 무릎만 구부려 준다면 쉽게 키 작은 사람과 눈높이를 맞출 수가 있다. 즉,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은 강자가 약자에게, 성인이 청소년에게, 부유층이 서민에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먼저 다가가야만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
여기서 필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의 의미와 배경을 재인식함으로써 갑을 논란의 해법을 찾는 힌트를 얻어 보고자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원래 프랑스어로서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는 의미인데, 현대에 와서는 '부와 권력, 명성을 가지는 사회 지도층은 사회에 대한 책임을 함께 해야 한다'는 좀 더 폭넓은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14세기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영국군에게 포위당한다. 칼레는 영국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지만, 더 이상 원병을 기대할 수 없어 결국 항복을 하고 만다. 후에 영국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는 칼레시의 항복사절단이 파견된다. 그러나 점령자는 “모든 시민의 생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누군가가 그 동안의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 도시의 대표 6명이 목을 매 처형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칼레 시민들은 혼란에 처했고, 누가 처형 받아야 하는 지를 논의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가 처형을 자청하였고, 이어서 시장, 상인, 법률가 등의 귀족들도 처형에 동참한다. 그들은 다음날 처형을 받기 위해 교수대에 모였다. 그러나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들은 영국왕 에드워드 3세는 죽음을 자처했던 시민 6명의 희생정신에 감복하여 살려주게 된다. 이 이야기는 역사가에 의해 기록되고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상징이 된다.

“고귀하게 태어난 사람은 고귀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뜻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과거 로마제국의 귀족들은 불문율로 여겼고, 이를 실천하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실례로 당시 로마에서는 병역의무를 실천하지 않은 사람은 호민관이나 집정관 등의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없었고, 자신의 재산을 들여 공공시설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한 귀족에 대해서 ‘아무개 건물’, ‘아무개가 이 도로를 보수하다’는 식으로 귀족의 이름을 붙여 주었고, 귀족들은 이를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였다고 한다.

또한, 영국의 명문학교인 이튼칼리지 학생들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사망하였으며, 영국 왕실 및 왕실에 속한 귀족들은 반드시 왕실 내부 규율과 영국 병역법에 따라 장교의 신분으로 군복무를 하도록 규정되어 아예 제도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도록 되어 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자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고 지위나 재산 등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이게 잘 안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소통을 원활하게 하려면 약자보다는 강자가 먼저 자세를 낮추고 눈높이를 맞추어 진정성 있게 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신뢰 있는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가 있고 그 조직이나 사회는 비로소 탄탄해 질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 지도층일수록 항상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을 되살리며 솔선수범하고 약자를 배려해 주는 따뜻한 사회가 그립다.

끝으로 신입사원 때 존경하던 한 선배가 즐겨 강조하던 문구를 떠 올리며, ‘갑질 논란’으로 어수선한 이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비정상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기를 기원해 본다. “공은 상사에게, 상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 변화와 인생 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관련 칼럼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

식품저널 foodinfo@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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