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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의 CS칼럼] 10. 스스로 면접관이 되어 보라

기사승인 2017.09.21  1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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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필자는 C그룹의 상무로 재직하던 시절에 직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 역할을 많이 했다. 그런 경험을 거듭하면서 느꼈던 것은 면접관과 지원자 간에는 커다란 시각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이는 1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면접에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제한된 시간 내에 몇 가지 질문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을 여러 번 해보면 지원자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까지 조금씩은 읽어낼 수가 있다. 그 사람의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보고 뽑아야 하는 것이니만큼 면접과정에서는 다양한 질문을 던졌을 때 지원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면서 역량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로 삼게 된다.

면접관 질문에 소신있게 답변하라
한 번은 모 언론사에서 기업 면접에 관한 취재를 왔던 적이 있었다. 지원자와 면접관 대부분이 인터뷰에 응했는데, 그때 있었던 대졸 신입사원 채용면접에서 이야기이다.

당시 면접관은 4명이었는데, 계열사 대표 1명과 영업ㆍ생산ㆍ관리직군별 대표임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나는 생산직군 대표 임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당시 경쟁률은 보통 100대 1을 넘는 게 다반사였으니 지원자 수가 너무 많아서 한 조에 5명씩 배정을 해도 몇 개 조의 면접관들이 하루 꼬박 면접을 해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아침시간에 서너 개 조의 면접을 끝내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당시 취재하던 기자가 들어와서 하는 말이 “제가 지원자들에게 몇 가지 물어 봤더니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관상만 보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답도 없는 질문을 마구 퍼부어 상당히 버벅거린 데에 대해 고민이 많다는 얘기도 많고요.”

아무래도 이에 대해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 면접관들끼리 서로 얘기를 해 보니 관상쟁이의 낭설은 관리담당 임원이 상대적으로 질문을 적게 하면서 지원자들을 빤히 쳐다보며 관찰에 치중하는 습관을 오해한 것 같았다. 그리고 정답이 없는 것 같은 당황스런 압박 질문은 사실 지원자들의 상황대처 능력과 가치관을 알아보기 위해 기업면접 과정에서는 통상적으로 애용되는 기법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원자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경우에 항상 정답을 찾으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면접관이 실제로 관심 있는 것은 정답보다 지원자가 그 복잡하고 난처한 상황을 나름대로의 논리와 융통성을 가지고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하는가를 보려고 하는 것이다. 즉, 압박질문을 받았을 때 느끼게 되는 강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평소의 가치관과 행동기준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정답만을 의식하고 대응하려다 보면 오히려 작위적인 대답을 하게 되어 자칫 진정성을 의심받고 논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우려가 커질 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하는데, 많은 지원자들이 이 점에 대해 대부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 날 지원자들의 전반적인 수준은 상당히 우수했다. 면접관 중 가장 선임이었던 계열사 C 대표는 “요즘 신세대들 정말 똑똑해요. 자기 표현도 잘 하고, 나 같은 사람은 요즘 면접 봐서 들어오라고 하면 못 들어 올 것 같아...”라면서 하나같이 청산유수에, 인터넷을 휘젓고 다녀서인지 회사에 대한 사전정보도 어쩜 그리 잘 알고 있는지 솔직히 놀랐다고 했다.

   
 

스펙 쌓기보다는 진정성ㆍ열정ㆍ논리가 중요
면접 중에 필자가 한 지원자에게 혹시 평소 궁금하게 생각하던 게 있으면 질문해 보라고 했더니 출신학교, 학점, 해외연수 경험 등의 소위 스펙이 면접평가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필자는 “요즘 대학생들이 소위 스펙 쌓기에 전념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가끔 듣고 있는데, 사실 우리 기업에서는 스펙을 그렇게 중요하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열정 그리고 논리이지요. 어떤 교육을 받고 경험을 했느냐 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스스로 어떤 생각과 역량을 쌓게 되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라고 답을 해주었다.

그날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던 지원자는 영업에 지원한 Y씨였다. 아르바이트로 우유배달, 음식점 서빙 등을 하면서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고객대응과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얘기하는 표정에서 이 사람은 고객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여러 가지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고객을 직접 대하고 응대하는 영업,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흔히 ‘감정노동자’라고 부른다. 그만큼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고객의 마음을 헤아려 만족시켜 드려야 하기에 그만큼 힘들고 그런 상황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 소위 진상 고객들을 지혜롭게 대응해 본 경험이 있는 직원이라야 그 사례를 통해 면접관들의 공감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지원자들이 ‘뼈저린 실수’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정작 면접관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대답들은 의외로 작은 감동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면접관과 지원자 간에는 엄연한 시각의 차이가 존재했던 것이다. 면접관들이 진정 원하고 선발하고자 하는 지원자의 모습은 구체적인 경험사례를 토대로 진정성과 논리를 가지고 나만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그 날 면접관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진정성과 논리를 가지고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하라!”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 변화와 인생 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관련 칼럼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

식품저널 foodinfo@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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