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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의 CS칼럼] 16. 국익을 위하는 마음이 먼저다

기사승인 2017.11.09  09: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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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고객이 누구인지 알아야
오래 전 일이다. 일본 유명 식품회사인 K기업에 중대한 품질사고가 있었다. 발견 즉시 그 기업은 문제 제품을 회수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총 점검해 빠른 시일 내에 품질을 정상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일본 언론들은 조용히 지켜볼 뿐 사고내용을 보도하지 않았고, 정상화 된 이후에 단신으로만 보도했다. 나중에 이러한 사실을 알게된 외신 기자가 일본 기자에게 물었다. “특종이 될 수도 있었던 그 사건을 왜 처음부터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당시 일본기자의 답변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K기업의 명예가 실추되면 일본 국가 이미지도 실추된다. 우리는 K기업을 믿었다. 그래서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려준 것이다. 그것이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없으면 기업도 언론도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크고 작은 식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호떡집에 불난 듯 언론과 소비자단체 등이 무차별적인 비난성 보도와 문제 제기를 일삼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곳도 차분하게 국익을 생각하며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익은커녕, 자신이 소속된 단체나 법인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상대방을 비난하기에 골몰하는 모습을 우리는 자주 목격하고 있다. 정부ㆍ기업ㆍ언론ㆍ소비자단체는 왜 존재하는지, 진정 누구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지 올바로 깨닫고, 그 본질에 입각한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살충제 계란 파동이 남긴 교훈
8월 한 달 동안 매스컴을 장악했던 살충제 계란 파동,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단순히 살충제 등이 오염된 계란의 관리를 넘어 식품 안전관리 전반에 걸친 관리체계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정부 유관기관들 간 명확한 R&R과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대책이다. 정부부처 간 손발이 잘 안 맞고 대책 시행이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 현상파악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혼란한 와중에 언론과 국회 요청이 빗발치니 조급한 마음에 오류투성이 발표가 반복됐다. 이는 국민의 불신과 혼란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혼란한 상황을 조속히 매듭짓지 못한다면, AI 사태로 이미 큰 충격과 손실을 받은 양계농가들의 대량 폐업사태 등 국가적 재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위기상황에서 명확한 실상을 파악해 이해관계자와 국민에게 올바른 설명과 계도를 할 수 있는 역량과 권위 있는 국가기관의 부재가 아쉽다.

둘째, 소비자들의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주는 친환경 인증제도 관리의 재정비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 52곳 중 무려 31곳이 친환경 농가였는데,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민간업체 64곳 중 6곳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 퇴직자가 대표를 맡고 있고, 전체 인증직원 610명 중에서도 80명이 농관원 출신이라고 한다. 농관원 출신들이 민간 인증기관으로 이동하면서 감독의 칼날이 무뎌졌다고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많이 비싼 친환경 인증제품이라면, 민간이 아닌 정부가 직접 관리해 엄격한 인증심사와 사후관리로 국민에게 신뢰받도록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셋째, 좁은 케이지 환경 때문에 살충제 등을 대량 살포할 수밖에 없어 비위생적인 사육시설을 방목형 자연환경에 가깝게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좁디좁은 틀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닭이 낳은 계란이 정서적으로도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다만 농장 부지 선정과 투자비 등이 수반되는 사안으로 심도 있는 검토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앞서 일본 K기업 사례에서 본 것처럼 언론뿐만 아니라 기업과 단체들도 진실과 국익을 저울질해야 하는 때가 많다. 국민의 알권리가 물론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국민들이 다 알아야 하는지도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나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우리나라 국익이다. 일본 기자 말처럼 우선 나라가 있어야 정부도 기업도 존재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결과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면밀하게 생각해 보고 그렇지 못하다면 차선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이 될 것이다.

과거에 있었던 쓰레기 만두, 기생충란 김치, 벤조피렌 라면 등등이 모두 리스크 커뮤니케이션과 관리대응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해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지고 확대 해석돼 해당기업은 물론 업계에 심각한 손실을 끼치고 해외 수출ㆍ국가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 대표적 케이스들이다.

한편 기업들도 공법과 재료가 다른 경쟁사 제품을 폄하하거나 내것 만이 좋다고 과장광고 하는 이른바 노이즈마케팅은 결국 해당업계 전체의 동반 추락을 가져올 뿐이란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개인의 사욕과 기관의 이익만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소비자를 현혹, 오도하는 식품괴담들을 무책임하게 양산하는 쇼닥터, 황색 저널리즘 등도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잘못된 행태이다. 먹거리 문제가 터질 때마다 계속 반복되는 이러한 혼란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게 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정책적 검토와 관리체계 혁신이 꼭 필요한 때이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 변화와 인생 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관련 칼럼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

식품저널 foodinfo@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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