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YOLO가 대세
연말이 되면 차년도 소비 트렌드를 키워드 형태로 발표하고 있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올해 첫 번째 화두로 ‘YOLO’를 제시했다. YOLO 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 번뿐인 인생’이란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저성장,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이다. 거기에 정치적 전환기와 북핵 위기까지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불투명한 미래를 섣불리 설계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자는 자조 섞인 현실론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누구에게나 한 번뿐인 인생이니 현실에 충실하고 내가 만족한다면 혼밥 혼술도 더 이상 어색하거나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되었다.

김난도 교수는 YOLO의 진정한 의미는 현실에 안주하자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시적인 욕구 충족을 위한 충동구매보다는 뭔가 느끼고 얻을 수 있는 여행에 투자하며, 가성비를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나름 알찬 ‘1코노미’를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생활하는 YOLO족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미래를 보장하기 힘들고 자아실현과 건강유지에 관심이 많은 세대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현재가 쌓여서 미래가 되는 것이므로 현재의 삶에 충실하지 않고는 미래도 없는 것이다.

▲ 과거 1~3차 산업혁명이 기계화, 산업화, 정보화의 변화였다면 이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등 이른바 파괴적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을 대신해 사물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서로 연계해 활동하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이해
또 하나 크게 주목해야 할 것은 이미 우리를 감싸고 있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등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과 소비문화 패턴의 커다란 변화이다.

과거 1~3차 산업혁명이 기계화, 산업화, 정보화의 변화였다면 이제 4차 산업혁명은 위에 열거한 인공지능(AI) 등 이른바 파괴적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을 대신해 사물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서로 연계해 활동하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구글이 선정한 이 시대 최고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인류는 앞으로 다가오는 20년간 지금까지 인류 역사보다 더 많은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10년 후 일자리의 60%는 아직 탄생하지도 않았다”고 하였다. 결국 단순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은 제일 먼저 인공지능 로봇 등으로 대체될 전망인데,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 드론이 상용화됨에 따라 운전기사, 택배원, 교통경찰 등이 사라질 날이 머지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미묘한 감성, 경험, 창의력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것이 미래학자들의 견해이며, 의료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로봇이 의사를 대부분 대신하는 시대가 되더라도 그 AI로봇을 지휘하고 운용하는 일은 인간이 관장하는 시스템을 확립해야만 미래에도 인간 중심의 사회질서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메가트렌드를 읽고 미리 준비해야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가 30여 년간 일했던 직장에서도 연말이 되면 차년도 경영환경을 전망하곤 했는데,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기본 지표는 어김없이 보수적으로 설정하곤 했다.

그 어느 해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 않았고, 다음해 경영환경은 언제나 어렵고 불투명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렇지만 주변 환경이 어려워도 면밀한 전략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나름의 성과를 창출해 낸 사례가 많았는데, 이는 미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란 의미라고 생각한다.

한편 그 동안 수많은 세계 미래학자들은 미래를 전략적으로 예측하 는 수십 개의 기법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고, 그 중 델파이기법, 시나리오기법, 퓨처스휠 등 40여 개의 핵심 기법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제롬글렌 회장이 이끄는 세계적인 미래예측 기관인 밀레니엄프 로젝트는 매년 ‘State of the Future’를 발간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세계미래보고서’란 이름으로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다만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미래학자들의 말을 인용하면, 미래예측은 변화를 맞추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호하는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미래예측은 닥쳐올지도 모를 미래 위기를 대비하고 다가오는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세세한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힘들지만, 커다란 변화의 흐름인 메가 트렌드를 구분해 내고 읽어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래는 상상 이상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는 “트렌드를 읽는다고 해서 100%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100% 실패는 보장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디지털 기술을 개발했지만 기존의 필름 기술에 집착하다가 쇠락의 길로 들어선 코닥이 미래예측을 잘못해서 망한 기업의 대표적 사례이며,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와 10년간 협업하며 미래를 구체적으로 준비해 온 이케아는 소비자를 선도하는 역량을 쌓게 되어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IT기업 소프트뱅크를 설립한 손정의 회장은 “다음 시대를 먼저 읽고, 시대가 쫓아오기를 기다려라”고 하였다.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등이 중요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TQ(트렌드지수)가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미래에 다가올 메가트렌드를 읽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최근 계속되는 정치 소용돌이 속에서 미래 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나라는 이제부터라도 분발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범국가적인 미래준비가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를 기원하면서 끝으로 피터 슈워츠의 말을 인용해 본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고, 성공은 실천하는 자의 것이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 변화와 인생 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관련 칼럼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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