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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의 CS칼럼] 19. 역지사지

기사승인 2018.01.04  10: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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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유래
공자(孔子)의 제자인 안회(顔回)는 난세에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가난하게 살면서도 안빈낙도(安貧樂道)의 태도를 잃지 않았는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태평성대에 살았던 중국 하(河)나라의 시조이며 치수(治 水)에 성공한 우(禹)임금과 농업의 신으로 숭배되는 후직(后稷)은 세 번이나 자기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공자는 이 세 사람을 어질게 여겼다고 하는데, 이에 맹자(孟子)는 “우와 후직, 안회는 모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 서로의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같게 행동했을 것(禹稷顔回同道…禹稷顔子易地 則皆然)”이라고 평하였다.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은 바로 여기서 쓰인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의 표현에서 유래된 말로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의미이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것
역지사지와는 대조적인 의미로 쓰이는 고사성어로는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있다. 제 논에 물을 먼저 끌어댄다는 뜻으로 항상 자기의 이익만을 먼저 생각하고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큰 고생 없이 자란 재벌가 3세들이 자칫 범하기 쉬운 갑질은 바로 그러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서민들의 애환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비록 의도된 것은 아닐지라도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일반 국민들은 실소하고 허탈한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신입사원 때 현장경험을 쌓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관리부서에 가서 탁상공론을 펼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이다. 현장도 모르는 사람이 피상적인 생각만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했을 때 그 어설픈 지시나 행동은 현장에서는 결코 공감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에 대한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신입사원 때 과장님의 지시를 받아 공정의 수율을 측정하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실제 작업상황을 면밀히 체크하지 못하고 밀어 부친 결과, 설비라인이 순간적으로 정지되고 부산물의 손실이 발생되는 등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수시로 현장을 드나들며 공정설비를 익히고 작업상황을 몸으로 체득하는 노력으로 이듬해에는 머릿속에서 현장을 그려보며 작업계획을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 리더쉽도 자연스럽게 굳건해졌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아주 까다롭기로 소문나 있다. 할인점에서조차 백화점급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국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까르푸 등 세계적인 할인점 체인 기업들이 모두 토종 브랜드에게 패퇴하고 철수한 이력들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질수록 고객들의 니즈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그래서 고객의 개성과 니즈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응해야만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는 대인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으로 영화 인턴에서 70대 노 신사가 젊은 직원들과 30대 여성 CEO에게 인정과 존경을 한 몸에 받게 된 이유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에 있었음을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결국 핵심은 나 자신
서두에 인용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 ‘맹자’ 이루편에는 또 이런 말도 있다. “남을 예우해도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기의 인자함을 돌아보고,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를 돌아보라(禮人不答反基敬 愛人不親反基仁 治人不治反基智)”. 이는 자기중심의 시각이 아니라 상대의 시각에서 헤아려 보라는 삶의 지혜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국회의원들도 종종 인용하는 현대판 4자 성어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장난)”이란 말 역시 철저한 아전인수격인 말이어서 씁쓸한 이 사회의 세태를 말해주고 있다. 모든 생각과 행동의 공과는 무릇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전인수격인 편협하고 탐욕에 찬 생각만을 하거나 오만해지거나 하면 결국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 자기 자 신은 물론 사회 전체에 폐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언제나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나를 되돌아보고 상대방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문화인의 필수 덕목이 아닐까?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평생 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 변화와 인생 다모작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관련 칼럼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

식품저널 foodinfo@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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