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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 등장, GMO 2.0 시대…200만원대면 ‘크리스퍼 실험실’

기사승인 2018.04.09  10: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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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O 논란, 알고 나면 너무나 간단한 문제

[최낙언의 GMO 2.0 시대, 논란의 암호를 풀다] 1. 연재를 시작하며 

최근 식품산업을 둘러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유전자변형식품(GMO)에 관한 논란입니다. 이미 시판되고 있는 GMO는 안전하다는 것이 정부와 업계, 학계의 정설이지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57개 시민ㆍ사회단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전자변형식품에 완전표시제를 도입해달라며 국민청원에 나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저술을 통해 식품문제에 대해 자신의 확실한 견해를 발표해 온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새로운 유전자를 추가하지도 않고 기존의 유전자를 수리하거나 작동을 멈추게 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내는 유전자가위 등장으로 기존 GMO와 완전히 달라진 시대가 열렸다”고 말합니다. 지난 40년간의 GMO가 1.0 시대라면 이제 GMO 2.0 시대가 열렸다는 것입니다. 식품저널은 GMO 안전성을 다루는 [최낙언의 GMO 2.0 시대, 논란의 암호를 풀다]를 연재합니다. 이번 연재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편집자주>

   
▲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유전자가위는 식품에 표시할 필요도 없고, 표시하지 않으면 그것이 유전자조작을 한 것인지도 알기 힘들지만, 우리는 이미 퇴물이 되어가고 있는 GMO 1.0 시대의 제품을 가지고 20년째 안전성 논란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GMO, 알고 나면 너무나 간단한 문제
얼마 전 미국 농무부 소니 퍼듀(Sonny Perdue) 장관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농작물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유전자가위(CRISPR) 기술 등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이들 농작물이 사람에게 어떤 해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유전자편집 농작물에 어떤 추가 규제도 가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미국 농무부는 2016년 갈변하지 않는 유전자편집 버섯의 생산을 허가한 적이 있습니다. 농산물 중에는 수확 후 폴리페놀산화효소에 의해 갈변이 일어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작물이 많습니다. 유전자가위(CRISPR)를 이용하면 갈변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침묵시켜 보관 중 상품성이 길어지는 품종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과도 이미 갈변이 억제된 품종이 개발되었습니다. 미국은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작물이 벌써 10여 개나 승인되었는데, 이번 발표는 유전자편집 농작물을 보다 전면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농작물 생산 국가이고, 가장 먼저 GMO를 개발하고, 생산을 주도했던 나라입니다. 그런데 유전자편집 농작물 개발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죠.

사실 GMO의 성과는 소문보다 훨씬 미약했습니다. GMO는 기존의 작물에 외부 유전자를 1~2개 주입하는 기술인데, 인간이나 환경에 무해하면서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를 찾기도 쉽지 않았고, 구현도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보통 3만 개가 넘는 식물 유전자 중에 고작 1~2개의 유전자를 추가한다고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웠던 것이죠. 더구나 안전성을 검증하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등장한 유전자가위(크리스퍼)는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일단 비용이 저렴합니다. 크리스퍼 실험실을 230만원 정도면 차릴 수 있고, 15만원이면 유전자편집 키트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시간도 대폭 줄였습니다. 과거에는 유전자 하나를 잘라내고 새로 바꾸는데 수 개월에서 수 년씩 걸리던 일이 이제는 며칠이면 되고 한 번에 여러 군데의 유전자를 동시에 손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유전자가위가 예전의 효소보다 비교할 수 없이 정교하여 오류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벌써부터 인간의 질병 치료에도 적용을 하려고 합니다. 기존의 GMO에서 쓰던 도구는 정교함이 많이 떨어졌죠. 그래서 EPSP효소 유전자나 BT단백질 유전자의 안전성은 완전히 입증이 되었지만 그 유전자를 넣는 과정에서 다른 유전자에도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 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안전성을 검증해야 했고, 그래도 의심을 완전히 떨쳐버리기 어려웠습니다.

유전자가위는 새로운 유전자를 추가하지도 않고 기존의 유전자를 수리하거나 작동을 멈추게 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유전자를 추가하지도 않고, 오작동이 없이 정교하므로 목적하는 유전자 외에 다른 변화가 없었는지 검증을 위해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일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결국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구현하여 상품화할 수 있는 기존 GMO와 완전히 달라진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난 40년간의 GMO가 1.0 시대라면 이제 GMO 2.0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유전자가위를 통한 유전자편집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공상과학소설과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90㎏의 거대한 돼지를 13㎏의 마이크로 돼지로 바꾸고, 무시무시한 근육질의 개, 돼지, 소, 심지어 물고기를 만드는 일이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말라리아를 옮기지 않는 모기, 뿔이 자라지 않는 소, 염색이 필요 없는 다양한 색을 털을 가진 양 등이 이미 개발되었습니다.

좀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털이 풍성한 매머드, 날개 달린 도마뱀 등이 만들어질지 모릅니다. 유전자 기술이 만들 놀라운 세상에 대한 예언은 이미 40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구현할 기술이 없어서 말만 요란했었죠. 그러다 갑자기 현실의 기술이 되었습니다. 그 점은 인공지능과 많이 닮았습니다. 인공지능이 태동한 것은 벌써 70년 전인 1950년대입니다. 그리고 온갖 가능성과 비전이 제시되고 연구가 시도되었지만 성과가 없었고, 인공지능을 말하면 사기꾼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바둑 같은 것은 컴퓨터는 도저히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했죠. 그러다 갑자기 알파고가 출현했습니다.
 
유전자 기술도 인공지능과 비슷한 길을 걸으려 합니다. 유전자가위의 출현으로 모든 것이 바뀐 것이죠. 더구나 유전자가위는 식품에 표시할 필요도 없고, 표시를 하지 않으면 그것이 유전자조작을 한 것인지도 알기 힘듭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퇴물이 되어가고 있는 GMO 1.0 시대의 제품을 가지고 20년째 안전성 논란을 하고 있습니다. GMO 상용화 연구에 대한 반대시위로 연구 중단이 선언되고, 최근에는 특정 지자체나 교육청에서 학교급식에서 GMO를 퇴출시키거나 GMO 청정지역을 만들겠다는 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MSG 사용여부로 착한식당을 결정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MSG 퇴출 운동을 벌였던 것과 유사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일은 모두 소통의 부족 때문에 벌어지는 일를다. 최근에 MSG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MSG가 뭔지를 정확히 설명을 하자 오해와 불신이 많이 풀린 것이죠. 그런데 GMO를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GMO의 위험성을 말하는 사람조차 유전자가 뭔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돌연변이 육종과 GMO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고, 심지어 유전자가 모든 생명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GMO 작물에만 있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절반이 넘기도 합니다. GMO가 뭔지 모르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고, 완전히 엉터리로 밝혀진 실험 결과를 믿거나, 아직 재배가 되지 않거나, 심지어 개발조차 되지 않은 가상의 GMO를 가지고 위험성을 말해도 그것을 믿습니다.

소비자의 관심은 GMO가 뭔지보다 과연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은 안전한 것인지, 내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는지 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에만 집중하면 이슈는 정말 간단해집니다. 콩과 옥수수 이 두 가지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GM작물의 전부이고, 사용되는 유전자도 해충저항성(BT단백질)유전자, 제초제(글리포세이트) 저항성 유전자 2종류가 거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실제 소비되는 것은 GMO 여부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전분당과 식용유가 전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실제 소비되는 것에 대하여만 말하면 안전성의 이슈는 정말 놀랍게도 단순해지고 명확해집니다. 국내 소비자는 GMO를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GMO에 얽힌 이야기는 정말 많습니다. 생물의 다양성 문제, 다국적 독점기업의 지배 문제, 식량주권 문제 등이죠. 그런데 기존의 육종이나 일반적인 상품에도 존재하는 문제이며, GMO에만 특정한 문제이거나 안전성 문제는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GMO 이슈 중에서 소비자를 불안하게 하는 안전성만 다룰 예정이라 생각보다 결론은 단순 명확합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지금 소비되는 GMO가 안전한 명확한 이유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그동안 GMO가 위험하다고 한 주장에 대해 사실여부를 정확히 파헤쳐 갈 생각입니다. 또, GMO를 알려면 제대로 알아야 할 이유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지금 논란이 되는 GMO는 조만간 사라질 과거의 기술이고, 그것의 안전성을 논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처진 이야기기 입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유전자가위는 기존 GMO 기술보다 훨씬 빠르고, 쉽고, 정교하고, 저렴합니다.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다양한 분야에 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구나 합성생물학에서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왜 GMO가 소문과 달리 그렇게 성과가 빈약했는지도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육종과 진화를 제대로 이해해야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유전자 기술의 미래도 얘기할 것입니다. 유전자 기술에 대한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유전자 기술은 제대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전환의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전자 기술은 단순히 식량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식품저널 foodinfo@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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