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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를 두려워한 사람은 과학자들

기사승인 2018.05.18  10: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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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낙언의 GMO 2.0 시대, 논란의 암호를 풀다] 17. 오래됐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Franken food를 이미 너무나 흔하게 먹고 있는데, 바로 접목(grafting)에 의한 육종 제품들”이라며, “인간들은 난폭한 육종을 무차별 실시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GM 작물에 대한 두려움은 유난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유전자의 변화의 양이 아니고, 종간의 경계를 넘는 특정 유전자 삽입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를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보이고, 그에 따라 당장이라도 큰 벌을 받을 것 같은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GMO 첫 단계는 항생제 내성 만드는 것
대장균을 항생제 내성균으로 만드는 것이 GMO 연구의 시작이었다. 대장균에 새로운 유전자를 넣으려고 할 때 그 유전자가 성공적으로 삽입됐는지 알기가 어려웠는데, 목적하는 유전자와 키나마이신이라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동시에 집어 넣고, 유전자를 조작한 대장균을 카나마이신이 깔린 배지에 키우면 새로운 유전자가 잘 들어간 대장균만 살아남는데, 그 중에서 목적 유전자가 삽입된 대장균을 찾아내는 식이다. 이런 실험을 통해 치유할 수 없는 슈퍼 세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고, 그 대책으로 1976년에 안전지침이 수립되기도 했다.

대장균에 인간의 유전자를 넣다니!
더구나 인간의 대장에서 살아가는 대장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도 많았다고 한다.

“공중보건 관점에서 보면, 이 박테리아는 최악의 선택이다. 대장균은 인간의 소화관 속에 살 수 있으며, 입이나 코를 통해 인체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인간 몸 안에 들어온 대장균은 증식하고 영구적으로 몸 안에 머물 수도 있다. 따라서 대장균 재조합을 연구하는 모든 실험실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은 위험한 재조합 대장균을 전 세계로 퍼뜨릴 수 있는 잠재적 보균자들이다.” 『마이크로코즘 : 생명과학의 핵 대장균의 모든 것』_ 칼 짐머

대장균은 인간의 대장에서 살아가는 세균이다. 그 세균을 조작하다가 무서운 변종이 만들어지고, 그 균이 유출돼 인간에게 감염되면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두려운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처음 대장균에 주입한 유전자는 돼지의 인슐린 유전자였다. 그런데 간혹 부작용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인간의 유전자를 주입했다. 대장균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행위도 불안한데, 인간의 유전자를 대장균에 넣는 행위는 자연과 신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된 것이다. 신이 창조한 생명체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 신성모독이라는 생각으로 1975년에는 몇몇 사람들이 유전자 재조합 실험을 금지해달라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금은 훨씬 온순한 목적으로 쓰인다
지금 재배되는 작물의 대부분은 해충저항성, 제초제저항성 작물이고, 이들은 인간의 탐욕일 뿐이라고 반대할 수 있는데, 중금속 오염 제거용으로 GM 식물을 개발한다면 어떤 명분으로 반대해야 할까?

요즘 GMO는 화훼, 바이오 연료, 환경 중 중금속 등 오염물질 제거용 식물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한다. 식물 오염정화 기술은 중금속 등으로 오염된 토양에 특정 식물을 재배하여 오염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토양을 정화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질병치료용 단백질 등 의약품을 생산하는 작물은 실로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GM 작물 수입을 금지하던 유럽도 2005년부터 적극적으로 수용 자세를 갖춰가고 있으며, 기업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0년 3월에는 산업용 GM 감자 재배를 유럽연합이 승인하는 등 GMO의 종류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제초제 내성, 해충 저항성이 기존 GMO를 대표하는 특성이었던 것에 비해 비타민 함량 강화, 가뭄 스트레스에 견디는 특성, 식물병에 견디는 특성, 곰팡이에 견디는 특성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2010년 3월 독일은 전분 특성을 개선한 아밀로펙틴 감자 생산을 승인했다.

프랑켄 식물이 도처에...
GMO를 프랑켄 푸드(Franken food)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전혀 다른 이종의 생명체를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만든 음식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GMO는 원래 식물의 유전자 2만~10만 개에 외래 유전자 1~3개를 추가한 것이다. 추가한 부분이 만분의 1도 안 되는 분량이라 이종의 생명체를 결합시켰다기보다는 겨우 머리카락 하나를 이식한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Franken food를 이미 너무나 흔하게 먹고 있다. 바로 접목(grafting)에 의한 육종 제품들이다. 접목은 한 나무의 몸통을 댕강 잘라내고 다른 나무의 몸통만을 잘라 붙여 뿌리와 몸통이 전혀 다른 괴이한 나무이다. 수많은 과일들이 그렇게 만들어진 종묘를 재배하여 만들어진 작물들이다.
 
나무 한 그루에서 과일 40종이 열리는 것이 자연스럽나?
인간은 심지어 한 나무에서 40가지 과일이 동시에 열리는 나무를 만들기도 했다. 뉴욕 시러큐스대학 미술학과 교수인 샘 반 아킨이 2008년부터 시작한 작업으로, 한 과수원을 통째로 구입한 뒤 서로 두 나무의 일부를 잘라서 연결해 자라게 만들었다.

결국 자두, 살구, 체리, 복숭아 등 맛 좋은 핵과 40가지를 한 나무에서 동시에 자라게 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런 혼성 과일나무를 16그루 재배해 미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전시 중이다. 사람들은 아무도 이들을 자연의 순리에 벗어난 Franken wood라고 두려워하지 않고 동화 속에서나 볼법한 이 마법의 나무로 즐겁게 구경한다고 한다.

사실 인간들은 이것보다 훨씬 난폭한 육종을 무차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GM 작물에 대한 두려움은 유난한 편이다.

참 변덕스러운 두려움의 대상
대장균에게 항생제 내성 유전자와 인간의 유전자를 넣은 것이 최초의 GM 산물이었다. 걱정과 윤리적인 측면의 반대도 심했지만 그 필요성이 너무 커서 상업화가 가능했다. 그런데 지금은 인슐린을 그렇게 만든다는 것도 모르고 아무도 대장균을 가지고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의 유전자를 포함한 수백 종의 유전자를 대장균에 주입하는 실험이 마구 실시되고 있고, 실험이 끝난 대장균은 마구 방치하거나 폐기한다. 대장균이 굶주리고 고통을 겪으면 생존을 위해 또 다른 변신을 할 수 있음에도 그렇다.

과학자들은 대장균에 대한 엄청난 유전자 조작 실험을 하면서, 언제 대장균이 무섭게 변해 감염될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우주복 같은 실험복을 입거나 하지 않는다. 인간 유전자를 대장균에 삽입했다고 인간의 존엄성을 떨어뜨렸다고 하지도 않고, GMO 산물인 인슐린을 잠재적 독성물질이라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이보다는 훨씬 통제되고 안전한 GM 작물을 걱정한다.

잠재적인 대재앙? 오래됐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이미 수천 번 안전성 검증이 있었고, GM 작물이 상용화되어 대량으로 쓰인지도 20년이 넘었지만, 안전성 논란은 끝날 기미가 없다. 지금은 안전해도 언제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담배의 예를 많이 든다. 담배의 독성이 드러나는데 20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간과하는 것이 있다. 20년 훨씬 전부터 여러 증상이 있었다. 단지 그 피해가 최대화되는 시점이 20년이 걸린 것이다. 담배는 그때 이미 너무나 빠져든 사람들이 많아서 그것의 위험성을 부정하고 싶은 사람이 많았고, 최종 인정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이다.

GMO는 아무도 중독된 사람이 없고, 특별히 호의를 가진 사람도 없다. 가장 비판적 시선으로 20년을 관찰했다. 사소한 흠집이라도 있으면 그 징조는 이미 드러나도 여러 번 드러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낯설면 무조건 위험하고 오래됐다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술은 인류가 먹기 시작한지 수천 년이 지났지만 발암물질이고, 소금도 수천 년이 지났지만 지금은 위해성 논란이 있으며, 설탕도 수 백 년이 지났으나 위험하다고 한다.
 
경쟁회사를 통한 건강한 경쟁과 견제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
GMO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면 이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슈화시킬 사람이 누구일까? 바로 경쟁자인 기존의 종자나 유기농 종자를 만드는 회사일 것이다. 종묘회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기술의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면 생존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을 수립하지 않을 수 없다.

GMO는 이미 안전성 논란의 제품이라 위험하다는 증거만 찾아내면 일약 스타가 되고 자신의 제품 판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GMO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만한 경쟁 종묘회사들이 조용하다.

사실 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방법보다 안전을 보장받는 방법도 없다.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알고 감시하기 때문이다.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내부 직원이고 경쟁회사이기 때문에 건강한 긴장관계, 감시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안전대책이기도 하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식품저널 foodinfo@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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