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언의 GMO 2.0 시대, 논란의 암호를 풀다] 19. 선택의 속도가 진화의 핵심

▲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코끼리는 상아가 있으면 남획되자 소수였던 뿔이 작거나 없던 것이 번식을 주도했다“며, “놀라운 것은 그런 변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화의 속도는 일정하지도 꾸준하지도 않다.
변이는 생각보다 폭이 넓다. 동일한 환경에서는 가장 평균이 선택되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놀라운 변화는 유전자의 급격한 변화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진화의 운명은 변이보다 선택의 조건이다. 변이는 많고 선택은 환경 변화의 속도에 따라 변화가 시작되면 생각보다 급격이 일어난다.

변이의 정도가 아니라 선택의 속도가 진화의 핵심
지금의 애완견은 대부분 200년 이내에 인위적 교배와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다윈이 진화론을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2년 안에 당신이 원하는 어떠한 비둘기라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고 말할 정도로 성행했던 당시 육종의 붐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신대륙을 탐험하여 신품종을 찾아도 영웅 대접을 받았고, 무차별 교잡을 통해 신품종을 만들어도 영웅이 되었다. 지금의 GMO는 그때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변이에 불과하다. 그때의 변이는 외형 자체마저 완전히 달라지는 거의 인공 생물의 창조기술이었다. 200년 전에 서구에서 일어난 원예와 동물에서의 육종 시도는 사실 잔혹한 측면이 많았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상상력도 가능했던 것이다.

불과 몇 십년 만에 급증한 상아 없는 코끼리
코끼리는 수명이 길어서 세대의 교체가 느리다. 그런데 최근 상아가 없는 코끼리가 급증했다고 한다. 몸집이 줄어든 알래스카 불곰이 늘고, 크기가 작아진 물고기, 소리 나지 않는 꼬리를 선택한 방울뱀이 급증했다.

코끼리는 상아가 있으면 남획되자 소수였던 뿔이 작거나 없던 것이 번식을 주도했다. 놀라운 것은 그런 변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약 5억4000만 년 전에 다양한 종류의 동물화석이 갑작스럽게 출현한 지질학적 사건을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이라 한다. 지구적 시간 개념으로는 하룻밤에 불과한 500만 년 사이에 그렇게 다양한 동물들이 출현한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 시기 이후 그와 같은 역동적인 생물계의 변동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그후 5억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38개의 동물 문에는 하나의 새로운 문도 추가되지 않았다. 진화는 생각보다 단속적이고 폭발적이다. 잠잠하다가 결정적 순간이 되면 폭발적으로 변화한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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