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11)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과학자들은 우주를 채우고 있는 미지의 물체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이 물체를 암흑물질이라고 하여 물질로서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우주는 이 암흑물질로 차 있어 어둠의 연속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태양계는 태양 덕택으로 밝은 빛 속에 사는 행운을 얻었고, 빛에서 얻는 에너지로 수많은 생명체가 지구에 한정하여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태양을 등진 영역은 우주 본연의 모습인 암흑세계로 존재한다. 물론 희미한 별빛이 있긴 하지만 암흑물질에 묻혀 겨우 존재만을 알 수 있다.

빛은 물질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분해나 융합으로 열이 나고, 열에는 빛이 동반한다. 우리는 잘 나가는 사람을 얼굴에 빛이 난다고 한다. 정적인 상태가 아니고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가 육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을 빛이라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감지하고 있는 모든 물체의 움직임은 영속성을 갖지는 않는다. 운동할 수 있는 에너지가 바닥나면 언제인가 그 운동이 멈춰지고, 움직임이 없는 안정한 상태인 정지 상태로 되돌아간다. 운동이 멈추면 빛의 상태에서 다시 암흑세계로 되돌아간다.

우리의 삶도 비슷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잘 나갈 때는 빛을 발휘하지만, 그 운동이 멈추면 본연의 정지 상태인 암흑세계로 되돌아온다. 이 세상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일부 인간은 재물이나 권력에 취하다 보면 이를 망각하고 정도에서 벗어난 사고와 행동을 한다. 인간으로서 갖춰야 인성과 이성이 마비된 때문이다.

그래서 선각자들은 모두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기 위하여 명상을 그렇게 쉼 없이 강조하셨나 보다. 조용히 나를 보는 명상의 시간은 반성이 아닌 내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내가 있으나 존재하지 않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문을 처음 배울 때 교과서로 쓰는 천자문, 중국 양무제 때 주홍사라는 분이 하루 저녁 사이에 썼다는 초급교과서가 아닌 중국 역사서요, 철학서의 한 구절에 성궁기성(省躬譏誠)하며, 총증항극(寵增抗極)하라. 즉 자기 몸을 살피고 경계하며 임금의 총애가 더할수록 그 마지막을 경계하라는 경구가 있다. 항상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권력자의 총애가 있을 때 그 마지막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감하라는 엄중한 경고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데, 이 우주는 빛보다 암흑물질 즉, 어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삶에서는 밤과 낮, 매일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것을 일상적인 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다는 속담 속에 우리 삶의 진리가 숨어있다.

자기 스스로 살피는 일, 자기 기준으로 보면 타당한 것이 일반인 개념에서는 옳지 않을 때 결국은 지탄받고, 사회에 해를 끼치게 된다. 근래 일어나고 있는 각종 권력형 비리와 재산가들의 일탈은 가지고 있는 권력과 재물에 취하고, 자기 기준에 빠지다 보니 옳고 그름의 판단이 흐려진 결과이다. 지금도 국가가 잠시 위탁한 권력에 취한 사람들이 후에 어떤 재난이 닥칠 것인가를 성찰하면서 몸조심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우주는 빛보다 어둠, 거의 암흑물질로 채워져 있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빛은 한순간 암흑으로 변해간다는 것을 알고 처신했으면 한다. 지금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경계하고 삼가면서 자기성찰을 확실히 하는 사람이 큰 사람의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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