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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으로서 보리에 주목하자

기사승인 2019.10.21  11: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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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

보리는 인류가 최초로 농사를 짓기 시작할 때부터 재배한 것으로, 고고학적으로는 기원전 7000년경 터키 제국에서 재배되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보리는 중국으로부터 전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재배되기 시작한 때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고대 유적에서 출토된 종자 등 농경 흔적으로 보아 3000년 전쯤으로 추정되고 있다.

베타글루칸 등 풍부한 웰빙 식품으로 재조명
보리는 오랫동안 우리나라 사람들과 함께 해왔으며, 여러 가지 이점과 환경 보존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벼ㆍ콩ㆍ옥수수 등 여름작물과 이모작이 가능한 곡류로 연중 생태계를 유지ㆍ균형화시킬 수 있고, 식량이 부족할 때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작물이다. 또 공익적 기능이 큰 작물로, 여름작물이 수확되는 10월에 파종해 이듬해 5월 하순~6월 상순까지 재배하는데, CO2 흡수와 O2 방출로 환경 정화, 지구온난화 방지 등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5세기 말 금양잡록의 곡품조를 보면 보리 품종을 가을보리ㆍ봄보리ㆍ양절보리ㆍ쌀보리로 나눴는데, 지금은 껍질 유무에 따라 겉보리와 쌀보리, 보리알이 배열된 열의 수에 따라 6조와 맥주보리로 알려진 2조, 찰전분을 가지고 있는 찰성보리와 메성보리로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리는 춘궁기 때 식량부족을 해결해 줬던 제2의 주식이었으나, 70년대 이후 쌀 생산량 증가와 서구화된 식문화 영향으로 소비량이 감소해 2012년에는 국가 수매가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와 1인 가구 급증에 따른 생활 및 식습관 변화로 비만ㆍ당뇨ㆍ지질대사 이상과 같은 생활습관병이 증가했고,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부작용이 없고 안전한 천연물 기반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보리는 베타글루칸 등 영양가가 높은 대표 맥류로 웰빙 식품으로서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어, 보리 소비 확대와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성 품종 육성, 용도별 적합 품종 개발, 적극적인 소비 촉진을 위해 보리 연구와 국민 인식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콜레스테롤 합성 저해하는 토코트리에놀 함유
식품으로서 보리의 영양적 가치를 살펴보면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성분이 풍부하므로 쌀에 편중된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기능이 있어 웰빙 식품으로서 가치가 있다.

보리에는 비타민B1ㆍB2, 나이아신, 엽산, 칼슘, 철분 등이 쌀보다 많으므로 각기병, 펠라그라병, 빈혈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식이섬유 함량이 많아 장의 연동운동과 소화를 도와 변비를 해소하고, 유익균의 번식이 잘 되게 하여 피부 영양에 관여하는 비타민B6 및 판토텐산의 합성을 촉진시키며, 음식을 통해 섭취된 지방산, 콜레스테롤, 중금속, 니트로소아민과 같은 발암성 물질을 흡착해 배설시킴으로써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리에는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토코트리에놀 성분이 있다. 이는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속도를 늦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또, 암 예방효과가 있으며, 혈당을 낮추는 아라비노자일란(Arabinoxylan)이 풍부하다. 아라비노자일란은 아라비노스와 자일로스로 구성돼있는 헤미셀룰로오스의 일종으로 현미에 1.2%, 밀가루에 1.4% 함유돼 있지만, 보리에는 5.9%가 함유돼 있다.

보리가 다른 곡류와 구별되는 특징은 베타글루칸이다. 물론 보리와 같이 베타글루칸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곡류로 귀리가 콜레스테롤 조절 식품으로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재배환경에 적합한 것은 보리가 최고다. 베타글루칸은 콜레스테롤 합성과 대장암 발생을 억제하고, 강한 점성을 나타내 소장에서 당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을 낮춰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포만감을 줘 체중조절에도 효과가 있다.

   
 

GI 낮아 당뇨병에 효과 있는 식품
GI(Glycemic Index: 당지수)는 음식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올라가는지를 표시한 수치로서 보리는 50으로(현미 56) GI가 낮아 당뇨병에 효과가 있는 식품이라 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00만 명이 당뇨 증세를 보이는 등 당뇨위험 인구가 1000만명 시대가 됐다. 당뇨합병증에는 뇌경색, 치매, 실명,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자율신경병증, 신부전증, 성기능장애, 말초신경병증, 당뇨발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국내산 찰성보리의 대사증후군 개선 효과에 대해 임상시험한 결과, 찰성보리를 식이한 경우 혈당이 감소했고, 중성지방 감소와 좋은 지질인 HDL-콜레스테롤 증가로 보리 섭취가 대사증후군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보고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국내 육성 보리 품종의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 구축을 위해 보리의 다양한 생리활성 검정 연구를 하고 있다.

골다공증이란 뼈의 주성분인 칼슘이 급격히 빠져 나와 정상적인 뼈보다 골밀도가 낮아져 ‘구멍이 많이 난 뼈’를 말하며, 폐경ㆍ노화ㆍ뼈에 해로운 약물 사용 등으로 뼈가 많이 손실되고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갱년기가 되면 뼈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성호르몬이 난소에서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골 교체에 변화가 나타나 파골세포가 녹인 부위를 조골세포가 새로운 뼈를 만들어 채우기는 하지만 완전히 채우지 못하고 골 손실이 일어난다. 소위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의 약 60%에서 발생하고(제1형 골다공증), 인체 노화로 인한 전체적 대사작용 저하로 골밀도가 떨어져서 생기는 사례도 있다(제2형 골다공증). 골다공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요통이나 허리가 구부러지는 신체 변형과 신장 감소, 전신 쇠약, 무기력 등에 시달리게 되고, 골절로 큰 고통을 겪게 된다.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에 대한 보리추출물의 치료 효과를 동물세포실험으로 검정한 결과, 파골세포를 억제하고 조골세포 형성을 촉진하는 효과를 확인했으며, 난소를 제거한 마우스(OVX)에 6주간 급여한 결과 추출물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골밀도(BDM: bone mineral density)가 증가했다. 그러므로 보리추출물이 갱년기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특허 출원했고, 이외에 항당뇨와 비만에 대한 효과도 연구 중이다.

   
 

다양한 기능성 보리 품종 개발
현재 많이 재배되고 있는 보리 품종으로는 새쌀, 새찰쌀, 흰찰쌀보리 등이 있으며, 이외에 다양한 특성이 있는 40여 종의 품종이 개발돼 있다. 최근 건강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색깔 있는 보리 품종으로 자색인 자수정찰ㆍ보석찰, 청색인 강호청ㆍ청명, 검정색인 흑누리ㆍ흑광ㆍ흑보찰ㆍ흑수정찰 등을 개발해 기존 보리의 기능성을 높였다. 또 눈의 크기가 커서 비타민과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이 많은 대안찰,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은 조아찰, 베타원 등 다양한 기능성 보리 품종을 개발했다.

2005년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는 보리를 함유한 식품과 시리얼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즉, 하루 3g, 적어도 1회에 0.75g의 수용성 베타글루칸 섭취는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보리는 4~6%의 베타글루칸을 함유하고 있으나, 최근 개발된 베타원은 베타글루칸 함량이 11%로 가장 높은 품종으로, 일반 보리보다 적게 섞어도 미국 FDA에서 권장하는 베타글루칸 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식품 선택이 맛뿐만 아니라 음식의 색깔, 향기 등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보리도 건강기능성과 외적인 요인인 색깔도 소비자 만족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깎은 사과가 갈변하는 것과 같이 보리밥도 시간이 지나면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고, 보리 특유의 냄새가 나서 소비자의 선호도와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색깔이 변하지 않고 보리 특유의 냄새도 줄인 영백찰과 한백 품종을 개발해 소비자들이 맛있게 보리밥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영백찰은 밝기가 좋아 가공하면 일반 보리보다 5% 덜 깎아도 되므로 경제적이고, 소비자들은 보리의 영양 성분을 그만큼 더 섭취할 수 있다. 영백찰은 현재 ICOOP과 계약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색깔보리, 안토시아닌ㆍ플라보노이드 풍부
색깔보리는 안토시아닌 외에도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기능성 물질이 일반 보리보다 많고, 베타글루칸과 당 함량도 많아 빵, 커피, 차 등 다양한 가공품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색깔보리와 영백찰은 세계 최초 유일한 품종으로 수입대체가 불가능하므로 국내 농산물의 소비창출, 제품의 브랜드 위상 제고,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기대된다. 현재 가공특성이 좋은 색깔보리를 이용해 개발된 제품으로는 국내산 검정보리를 원료로 한 블랙보리와 임산부들도 마실 수 있는 디카페인 검정보리커피, 뚜레쥬르의 건강보리빵, 세 가지 색깔보리를 이용한 삼색컬러보리쌀 등이 있다.

기능성 검정보리 흑누리는 음료와 컬러보리 제품으로 개발돼 국내 생산과 수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6건의 기술 이전과 재배단지화로 농가의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고, 산업체의 원료 안정공급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검정보리 음료인 블랙보리는 2017년 12월 판매량이 100만병에서 2019년 8월 5400만병으로 54배 증가했다. 또한, 수출이 계획돼 있어 보리의 부가가치 향상과 소비 촉진으로 보리 섭취 인구의 저변 확대, 미래 보리산업 활성화를 위한 신성장 동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능성이 우수한 색깔보리와 베타원, 영백찰 등은 소비자 만족도를 충족한 특수 품종으로 이를 이용한 보리산업 활성화를 바탕으로 종자 주권 확보, 농가 소득 향상, 산업체의 안정적 원료 수급체계 마련 및 우리 농산물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 확보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유용성분을 함유하고 공익적 가치를 가지는 보리는 과거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먹어야만 했던 보리가 아니라, 식이섬유와 기능성 성분을 안전하게 지속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고품질의 웰빙 식품이다.

식품저널 foodinfo@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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