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영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쌀가루 전용 ‘설갱’ 이용하면 부품성 좋아
비지분말 첨가 시 기호도 상승ㆍ질감 개선

심은영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증편은 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킨 다음 증기로 쪄서 만드는 떡이다. 우리나라 떡 중에서 유일한 발효 떡으로, 발효과정 중 생성된 유기산에 의해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막걸리에 함유된 알코올 및 효모와 같은 미생물의 작용으로 쉽게 상하지 않고, 노화속도가 느리며, 소화가 잘 된다는 이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증편은 다른 떡보다 칼로리가 높지 않은 특성이 있다.

고문헌에 따르면, 여름에는 음식물이 쉽게 상하기 마련인데, 증편은 오뉴월 뙤약볕에 두어도 쉬지 않아 여름에도 2~3일 간 먹을 수 있었다고 하였다. 증편은 다른 떡과 다르게 폭신하면서 부드럽고 촉촉한 물성을 나타낸다. 또, 고명을 올려 예쁘게 꾸며서 먹을 수도 있어 오감을 즐겁게 하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계층이 선호하는 간식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쌀가루 전용 품종인 ‘한가루’, ‘미시루’, ‘신길’, ‘설갱’을 건식 제분한 쌀가루로 증편을 만들어 품질을 평가했다. 증편의 물성을 비교한 결과, 쌀가루의 입자가 고울수록 경도, 부착성, 검성이 낮아지고 탄력성, 응집성, 씹힘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품종별 품질을 비교한 결과, ‘설갱’으로 만든 증편의 부품성이 가장 좋았는데, 대조구였던 일반품종‘삼광’보다 증편의 높이가 10% 정도 더 높았다. 경도와 검성도 다른 품종들보다 낮아 기호도가 가장 높았다. 따라서 건식제분 쌀가루를 이용한 증편 제조에는 ‘설갱’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설갱’의 외관은 찹쌀처럼 뽀얗지만, 찰기는 일반 멥쌀과 같아 발효가 잘 되어 양조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조직이 부드럽고 전분구조가 둥글며 빈 공간이 많아 발효적성이 우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효 떡인 증편의 제조적성이 우수한 것도 이 특성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쌀가루로만 만든 증편은 상대적으로 단백질, 아미노산 및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쉽다. 식량원에서는 쌀가루에 저온 건조 비지분말 5%를 첨가한 증편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증편은 막걸리를 이용해 발효시키기 때문에 발효취가 남아있어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건조비지를 첨가함으로써 발효취가 줄어 기호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또 쌀가루로만 만든 증편보다 끈적이는 질감이 개선되고, 비지에 들어있는 단백질, 식이섬유 등으로 영양도 향상됐다. 비지분말을 첨가한 증편은 별도의 인공첨가물 없이도, 건강에 유익하고 맛있는 영양 간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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