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 창간 23주년 특별인터뷰] “미래 50년,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장

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유통구조 변화 주목
온라인 유통 거래 공정화를 위한 법령 제ㆍ개정 연구 용역 추진

‘I like K-food 2020 구축사업’ 괄목할 만한 성과
농식품부ㆍaT와 협력해 회원사에 수출정보 제공

우리나라 식품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식품산업협회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현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식품저널이 창간 23주년을 맞아 특별기획 인터뷰를 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제21대 회장으로 취임, 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효율 회장(풀무원 총괄CEO)을 7월 17일 만났다.

이효율 회장은 자연스럽게 차나 한 잔 하잔다. 마침, 식품저널 7월호 표지에 소개된 자동피자생산라인을 보더니, 피자 얘기부터 꺼낸다. “일반적인 피자에 대해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가장자리 부분”이라며, “풀무원은 노엣지 피자를 만들어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일반만두는 만두소도 중요하지만, 만두피를 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를 얇게 만든 만두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한다. 역시 식품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식품에 관한한 만물박사였다. “주인이 치킨을 먹으면 애완견도 먹고 싶어한다. 그래서 요즘 소비자는 음식을 주문하면서 애완견 먹이도 함께 주문한다. “많은 식품업체가 팻푸드 사업을 함께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에 대해 설명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베트남 등에서 펼치고 있는 K-푸드 비즈니스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였고, 올해도 9월 중에 행사 규모를 키워서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온라인이 강세이고, 세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고 있어 우리 식품업계도 온라인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장으로 활동한 지 1년 5개월이 넘었는데, 소회는?
제가 취임할 당시 협회는 지난 50년의 발자취와 전임 회장님들의 노고, 열정을 되새기며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현업과 병행해 협회장직을 수행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영 일선에서 쌓아온 경험과 저를 믿고 따라주는 협회 임직원의 모습에서 지속 발전 가능한 협회로 성장해 나아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외부에서 바라봤던 협회와 직접 경험한 협회에 대한 제 생각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144개 회원사의 요구사항은 다양하고, 서로 입장이 다른 경우도 있으며, 각 분야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요구를 특정 회원사에 치우침 없이 산업계 공통 분모를 찾아 처리한다는 것이 기업 경영을 해온 저로서는 사뭇 다른 경험이었으며, 협회 역할과 존립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협회 미래 50년의 디딤돌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협회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회원사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설득력 있는 정책을 제안하며, 실행으로 성과를 내는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협회 차원의 활동과 역할은?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는 협회 이사회와 총회도 서면으로 대체토록 하는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예방수칙 중 사회적 거리 두기는 협회 주요 활동 중 하나인 분과위원회 활동도 위축시켰습니다.

협회는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하면서 주요 활동을 추진해 예년과 다름없이 각종 규제 개선 활동과 코로나19로 인한 정부 지원사항을 요청, 현 상황에 부합하는 회원사 중심 지원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또, 협회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생활패턴 중 언택트(UN-TACT) 소비에 관심을 가지고 유통구조 변화에 주목해 ‘온라인 유통 거래 공정화를 위한 법령 제ㆍ개정 연구’ 용역을 추진했으며, 관련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세미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협회 역할 중 업계와 정부의 가교역할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업계 애로사항이나 개선사항,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 등을 신속하게 정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비대면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 도입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친환경과 지속가능한 포장 등이 부각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재포장 금지법 시행규칙 공포하고, 7월 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가 산업계와 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중인데...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 정책은 정부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정책을 도입ㆍ시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와 사전 조정 작업도 중요한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나무를 옮겨심기 전에 행하는 정지작업은 결국 옮겨 심은 나무가 잘 살 수 있게 만드는 사전 조정 작업으로, 정부의 중요한 정책도 원만하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각계 이해관계자의 이해와 양해를 구하는 사전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환경부가 8월부터 분야별 협의체를 구성해 소비자를 포함한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률로서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단계별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 재포장 금지 범위 등을 법률로 반영키로 조치한 것은 뒤늦게나마 환영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장

회원사들의 관심사가 수출시장 개척이다. 그러나 현지 법규나 규정, 표시 등을 잘 몰라서 수출한 물건이 반품되는 일이 있다고 들었다. 회원사들은 협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제시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수출할 때 해당 국가의 품목별 기준ㆍ규격, 허용되는 첨가물 및 그 기준, 표시기준 등 법령ㆍ법규를 숙지해야만 검역, 통관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국내에서 이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현지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바이어(벤더)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는 사례가 많으며, 한국기업 스스로 해당 정부 사이트에 공지된 관계법령을 직접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지 관계 법령 및 기준ㆍ규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 언어에 능통하고, 법률적ㆍ기술적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투입돼 번역 및 요약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수반됩니다.

이에 협회는 국내식품기업의 수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농식품부와 aT가 발주한 ‘주요 수출대상국의 식품첨가물 및 유해물질 조사사업’을 수행해 주요 국가의 기준ㆍ규격을 조사해 제공했습니다.

주요 수출대상국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베트남, 호주, EU, 대만, 인도네시아 등입니다. 현재 aT에서 주요 국가의 기준ㆍ규격과 라벨링 제도 등에 대한 연간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관련 자료는 농식품 수출정보 사이트를 통해 배포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앞으로도 농식품부ㆍaT와 협력해 회원사에 필요한 국가의 정보가 있을 때 관련 자료를 조사ㆍ공유해주도록 적극 건의토록 하겠습니다.

▲ 한국식품산업협회는 2019년부터 3개년 연속사업으로 I like F-FOO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빈마트에 마련된 K-FOOD 특별존.

I like K-food 2020 구축사업을 해왔는데...
‘I like K-food 사업’은 3개년 연속사업으로 올해 2년차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작년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현지 사업대행사와 직접 계약해 사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엄중한 환경에서도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작년까지는 롯데마트 소매점에서만 ‘K-Food 특별존’을 운영했으나, 올해는 롯데마트 소매점 4개 점과 더불어, 롯데그로셔(도매점) 2개 점에도 ‘K-Food 특별존’을 개설해 한국식품을 홍보ㆍ판매하고 있으며, 농심ㆍ대상ㆍ동원F&Bㆍ롯데제과ㆍ삼양식품ㆍ아이배냇ㆍ연세우유ㆍ오뚜기ㆍ정식품ㆍ한국인삼공사ㆍ풀무원ㆍ한일식품 등 23개사 123품목이 올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7월 15일 기준으로 8만 명에 달하지만, 식품은 원활한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 생필품이므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대한 제약이 덜했으며, 인도네시아 롯데마트가 제공해준 자료에 따르면, ‘K-Food 특별존’ 설치 이후 롯데마트(소매점)와 롯데그로셔(도매점)의 한국식품 매출액이 각각 30%,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빈마트 5개 점과 롯데마트 1개 점에 ‘K-Food 특별존’을 설치해 한국식품을 홍보ㆍ판매하고 있으며, 대상ㆍ동원F&Bㆍ롯데푸드ㆍCJ제일제당ㆍ삼양식품ㆍ연세우유ㆍ오뚜기ㆍ정식품ㆍ풀무원ㆍ한일식품 등 28개 업체 231품목이 올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빈마트 5개 점에 ‘K-food 특별존’을 설치해 연중 지속적인 K-food 판촉활동을 하는 동시에, 이 곳에서 판매실적이 우수한 신규 입점 제품은 하노이 소재 30개 점의 품목별 정식매대에 진열ㆍ판매될 수 있도록 사업이 확장되었습니다. 하노이 소재 롯데마트 1개 점에서도 특별존을 운영해 우리 가공식품의 입점 지원과 판촉행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이미 입점된 한국식품 판매액에 대한 정보는 마트측 내부 보안상 제공되지 못하지만, ‘I like K-food 사업’을 통해 신규 입점한 제품의 판매실적을 분석해보면, 매달 2배 이상 매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현재 ‘K-Food 특별존’이 없는 빈마트 롱비엔 지점, 쩐지응 지점 등 여러 매장에서도 하반기에 ‘K-Food 특별존’을 설치해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또 협회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판촉 외에 UN-TACT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1시간 이내에 배달이 가능한 구매대행사이트 해피프레쉬(Happy Fresh), 인도네시아 3대 전자상거래 마켓인 오픈마켓 토코페디아(Tocopedia), 롯데마트 온라인몰에서도 ‘I like K-food 2020’ 사업을 추진해 K-Food 확산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 롯데마트와 협업으로 해피프레쉬(HappyFresh), 토코페디아(Tocopedia), 롯데마트 온라인몰에 K-food 공식스토어를 오픈해 ‘I like K-food 2020’ 오프라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23개사의 제품이 온라인으로도 주문ㆍ배송 가능하도록 추진할 예정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최대 기업인 빈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VINID에 ‘I like K-food’ 공식스토어를 7월 1일 오픈했으며, 베트남 온라인 시장 2위 쇼핑몰인 Tiki에도 입점 지원 및 홍보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7월 1일 VINID에 ‘I like K-food’ 공식스토어를 개설해 온라인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했으며, VINID가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진행하는 ‘럭키 드로우 페스티벌(Lucky Draw Festival)’에 참여해 경품 추천, 바우처 발급, 배너 홍보 등 K-Food 온라인 판촉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 베트남에 신규 진출한 기업들의 제품이 Tiki에 입점ㆍ판매될 수 있도록 하반기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 한국식품산업협회는 2019년부터 3개년 연속사업으로 I like F-FOO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롯데마트에 마련된 K-FOOD 특별존.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의 발전 방안은?
인터뷰를 시작할 때도 말씀드렸듯이 협회가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직원 역량 강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히고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인사 제도 일부를 개선해 평가에 따른 보상체계를 마련했으며, 북러닝을 통한 개인별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원은 개정 법률ㆍ제 기준 강독회, 자체 숙련도 시험 및 CS교육 등 업무와 연계된 특화교육을 통해 분석 능력과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협회 모든 구성원의 소통과 화합, 애사심 고취를 목적으로 2017년부터 추진해온 직원 집체교육이 코로나19로 일시 중단되어 구성원 간 화합의 장이 축소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지난 7월 2일 식품과학회에서 협회장상을 수여했는데...
대한민국 식품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과 성과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식품산업계와 연계된 각계 이해관계자가 유기적 관계로 동반성장 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계의 학술적, 이론적 성장이 없다면 대한민국 식품산업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올해 시범적으로 한국식품과학회에 ‘한국식품산업협회 학술상’을 신설해 정기학술대회에서 우수 학술발표자를 선정ㆍ시상했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할 때 “가볍게 차나 한 잔 하자”던 이 회장은 협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협회가 구심점이 되어 언택트 시대를 이겨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회원사가 아니라 할 지라도 협회가 식품기업의 수출을 돕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무엇을 마실 것인지 묻기에 “따뜻한 커피를 주세요” 했더니, 이 회장은 “몸에는 따뜻한 음료가 좋은데, 뜨거운 걸 잘 못 먹는다”며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이 회장은 먹거리 하나 하나의 맛과 영양, 기능까지 깊이 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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