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기업서 만든 ‘맛있는 한국김치’ 표방 제품 전시 눈길

전세계 68개국 3200기업 참가, 식음료 향연 마치고 22일 폐막

스페인 기업 Mighty Farmer의 ‘맛있는 한국김치’ 표방 제품. 이 제품은 2024 바르셀로나 식품박람회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혁신상 코너의 제품 설명에는 ‘우리 회사의 김치는 한국 문화를 기원으로 한 채소 혼합 자연 발효식품으로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며, 유익균이 가득해 장 건강에 좋고 맛있다’고 쓰여 있다. 사진=나명옥 기자
스페인 기업 Mighty Farmer의 ‘맛있는 한국김치’ 표방 제품. 이 제품은 2024 바르셀로나 식품박람회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혁신상 코너의 제품 설명에는 ‘우리 회사의 김치는 한국 문화를 기원으로 한 채소 혼합 자연 발효식품으로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며, 유익균이 가득해 장 건강에 좋고 맛있다’고 쓰여 있다. 사진=나명옥 기자

[바르셀로나=나명옥 기자]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Alimentaria & Hostelco 2024(바르셀로나 식품박람회)의 혁신 제품 전시관에 한글로 ‘맛있는 한국김치’라고 표시한 김치가 반가웠다. ‘우리나라 어느 기업이 김치를 출품했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자세히 살펴보니, 기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스페인의 한 업체가 생산한 김치였다. 한편으로는 ‘우리 김치가 세계화되고 있구나!’ 생각하며 한국 김치의 위대함을 다시금 생각했다.

지난 3월 18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Gran Vía 전시장에서 열린 Alimentaria & Hostelco 2024가 22일 폐막했다. 기자는 바르셀로나 식품박람회 주최 측이 초청한 세계 15개국 기자와 함께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박람회 현장을 취재하면서 스페인에서 한국 김치의 명성을 확인했다.

이 박람회는 식음료산업, 식품 서비스산업, 숙박 및 장비 산업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로, 10만㎡ 규모 전시장에 세계 68개국 3200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관람객 11만여 명 중 25%가 120개국에서 참가한 해외 관람객(스페인 기준)으로 집계됐다. 참가기업 수로 봤을 때 스페인 기업은 72%, 해외 기업은 28%였다. 

이번 박람회는 Gran Vía 전시장 7개 전시관에 △육류 △유제품 △캔 제품 △음식 서비스 △과자 및 빵 △미식 제품 △유기농 식품 △커피, 베이커리, 제과 △식품 트렌드 △국제 파빌리온 △스페인 지역 업체 △유명 브랜드 △식품 및 음료 산업 장비 등 13개 부문을 나눠 전시했으며, 알리멘타리아 프리미엄관은 선별된 고급 식품을 선보였다. 

7개 전시관 13개 부문으로 나눠 전시, 글로벌 기업 대거 참가

바르셀로나 식품박람회에서 선보인 다양한 치즈
바르셀로나 식품박람회에서 선보인 다양한 치즈

전시장에서 가장 많이 선보인 품목은 하몽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육류 제품ㆍ올리브제품ㆍ치즈류ㆍ베이커리ㆍ신선 과일 및 채소 등으로, 동일 품목군 내에서도 제품의 맛과 포장 등이 다양해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국외 기업으로는 이탈리아 기업이 가장 많이 참가했으며, 중국ㆍ한국ㆍ태국ㆍ대만ㆍ홍콩ㆍ튀르키예ㆍ폴란드ㆍ포르투갈ㆍ프랑스ㆍ벨기에ㆍ독일ㆍ네덜란드ㆍ아르헨티나ㆍ미국 등에서 900개 이상 국제 기업이 참가했다. 

박람회에서는 수입ㆍ유통업체 바이어 22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구매자 초청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중 절반 이상이 미국ㆍ멕시코ㆍ중국ㆍ포르투갈ㆍ영국ㆍ콜롬비아ㆍ캐나다ㆍ한국 등 스페인 국외 기업이며, 1만3000여 건의 비즈니스 미팅이 열렸다. 

또, Unilever, Coca-Cola, DAMM, Nestlé, Danone, Europastry, Adam Foods, Aneto, Casa Tarradellas, El Pozo, Noel Alimentaria, Grupo Jorge, Argal, Grup Vall Companys, Coosur, Estrella Galicia, BonÀrea, GB Foods, Vicky Foods, Bridor, CBG, Monbake, Maheso, Garda Import, García Baquero, Grupo TGT, Calvo, Conservas Dani, Grup Balfegó, Torrons Vicens, EPTA Iberia, Mibrasa, Iberital, Pujadas, Epson, Fagor and Wiesheu 등 식음료 및 연관 산업 선두기업이 대거 참가, 다양한 시식 및 시연 행사를 펼쳤다.

Catalonia, Andalusia, Castile and Leon, Valencia, Galicia 등 스페인의 자치공동체도 참가해 유기농 제품, 천연 아이스크림, 천일염 등 독특한 지역 특산품을 선보였다. 

호레카 허브에서 진행된 수산물 토크쇼
호레카 허브에서 진행된 수산물 토크쇼

이번 박람회에서는 700명에 가까운 명망 있는 전문가와 요리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350여 개 프로그램을 통해 식품의 혁신, 미식, 단백질 강화, 식품 서비스, 기능성 식품, 건강식품, 디지털 혁신, 레스토랑 관리 및 자원 관리, 고객 서비스, 지속가능성 등 최신 트렌드를 선보였다.

또,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에 대응해 만든 대체육 제품, 근육 회복을 위해 설계된 단백질이 있는 무알코올 맥주, 간편식 제품, 현대인들의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인력 부족에 대응한 무인점포 장비, 디지털 메뉴판, 제품 이동 장비 등도 대거 선보였다. 

스마트 라벨로 포장하거나 제품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AI 솔루션 등도 보여줬다. 또, 커피ㆍ베이커리ㆍ페이스트리 분야 전문가가 참가한 챔피언십, 단체급식 업계 관계자가 참가한 단체급식 대회도 열렸다. 

# 100여 종 올리브 오일 맛볼 수 있는 올리브 오일 바

100여 종의 올리브유를 시식해볼 수 있는 올리브 오일 바
100여 종의 올리브유를 시식해볼 수 있는 올리브 오일 바

전시관 중에서도 관람객의 발길을 오랫동안 붙잡은 곳은 ‘올리브 오일 바(Olive Oil Bar)’였다. 이곳은 100여 개 스페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에 식빵 조각을 찍어 시식해볼 수 있도록 돔 형식으로 꾸며 놓았다.

올리브 오일은 다양한 품종과 생산지역에 따라 색깔과 냄새, 맛이 다르고, 메이커에 따라 용량과 포장 등이 참으로 다양했다.

전시회 주최측은 “올리브 오일 바는 매우 인기가 있고, 매력적인 지점”이라며, “스페인 제품 중에서도 올리브 제품은 국제화 가능성과 시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손꼽는다”고 말했다.

# 육류산업 최신 동향을 한 눈에 보는 Intercarn

스페인을 대표하는 식품인 여러 종류의 하몽과 육류 가공품
스페인을 대표하는 식품인 여러 종류의 하몽과 육류 가공품

Intercarn은 스페인 육류산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전시회로 Noel Alimentaria, Jamones Aljomar, Cárnicas Tello 등 300개가 넘는 기업이 약 1만4000m² 규모로 참가, 다양한 하몽과 육류 제품을 선보였다. 하몽은 돼지 품종이 백돼지냐, 흑돼지냐에 따라 맛이 다르고, 발효 기간이나 숙성 방법, 숙성 환경 등에 따라 다르다.

하몽을 전시하는 부스에는 고기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제맛을 낼 수 있도록 얇게 썰어주는 전문 기술자인 ‘하모네로(Jamónero)’가 있었다. 하모네로는 하몽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얇게 얇게 더 얇게~’ 썰어내고 있었다. 마치 대패밥처럼 얇게 썰어내는 그 솜씨에는 상당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해 보였다. 

# 씨리얼, 고급 빵, 페이스트리, 도넛의 향연

베이커리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빵부터 현대적인 퓨전 페이스트리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자랑했다.
베이커리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빵부터 현대적인 퓨전 페이스트리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자랑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빵과 페이스트리, 도넛 등이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특색을 담아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맛과 경험을 선사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베이커리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빵부터 현대적인 퓨전 페이스트리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자랑했다. 특히,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빵과 건강을 고려한 글루텐 프리 제품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빵과 페이스트리의 다양한 맛과 화려한 모양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식문화 경험을 제공했다. 

# 스페인 기업 Mighty Farmer의 ‘맛있는 한국김치’ 표방 제품

장 건강을 내세운 스페인 기업 Mighty Farmer의 ‘맛있는 한국김치’ 표방 제품
장 건강을 내세운 스페인 기업 Mighty Farmer의 ‘맛있는 한국김치’ 표방 제품

혁신 제품 전시관에 진열된 여러 제품 중에 ‘맛있는 한국김치’라고 한글로 쓰인 제품이 있었다. 혹시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인가?’하고 살펴보니, 스페인의 콤부차 생산기업 Mighty Farmer가 생산한 제품이다. 

Mighty Farmer는 “발효 채소는 건강한 미생물과 비타민이 풍부하며, 일상적인 식사를 건강하고 맛있게 변화시킨다”며, “평범한 식사를 건강하고 맛있게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자연 발효 채소를 제공, 모든 식사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또, “음식 낭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농부들과 협력해 불완전한 채소를 재활용하고, 남은 음식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찾는데 영감을 주고자 하며, 음식 낭비를 줄이고 지구를 보호하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 Alimentaria & Hostelco 2024에서 본 K-푸드

한국관에서 잡채를 시식하는 관람객들.
한국관에서 잡채를 시식하는 관람객들.

우리나라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구성한 통합 한국관에 10개 업체가 차류, 신선식품, 인삼, 김치, 음료, 수산식품, 해조류, 유자 등 30여 품목을 전시하며 유럽 시장에 한국 식품의 매력을 알렸다.  

기자가 한국관을 찾았을 때, 잡채 시식행사를 하고 있었다. 관람객들이 한국 식품에 호감을 보이며, 맛있게 시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칠성음료 직원이 유럽 및 남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밀키스’ 유럽 현지 유통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직원이 유럽 및 남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밀키스’ 유럽 현지 유통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관을 돌아본 후 다른 나라 제품을 전시한 국제관 부스에서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 포스터를 보고 발길이 멈췄다. 

밀키스 생산기업인 롯데칠성이 부스를 직접 신청해 참가한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롯데칠성의 음료 제품을 수입ㆍ유통하는 업체가 유럽 시장을 교두보로 하여 남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참가했으며, 롯데칠성이 마케팅을 지원했다고 한다.

롯데칠성은 이미 알로에음료를 유럽에 상당액 수출하고 있는데, 향후 알로에음료에 이어 밀키스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 천일염, 당절임 식용꽃, 전자메뉴판, 무인점포용 장비

스페인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하는 Salinas de Levante, SA의 천일염
스페인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하는 Salinas de Levante, SA의 천일염

다양한 소금 제품도 여기저기 눈에 많이 띄었다. 천일염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식품이지만, 다양한 식품의 가공과 조리에서 필수적인 소재로서 그 중요성이 재조명받고 있다. 생산 지역에 따라 특성과 맛이 다르고, 스페인의 대표적인 식품인 하몽에 천일염을 많이 사용한다.

한국의 염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천일염을 수확하는 장면의 Salinas de Levante, SA. 포스터를 보고, 관심을 보였더니, “1958년에 설립된 회사이며 전통과 장인정신,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관광객을 섬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천일염에 대해 IFS(International Featured Standards), CBPAE(Certified Biobased Product of Agricultural Origin in Europe) 인증을 받았다”고 하면서, 천일염 샘플을 건냈다. 

팬지를 색상 변화 없이 아름답게 보존한 당절임한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식용꽃.  
팬지를 색상 변화 없이 아름답게 보존한 당절임한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식용꽃.  

팬지 등을 색상 변화 없이 아름답게 보존한 당절임한 식용꽃, 전자메뉴판, 무인점포용 식음료 장비 등을 전시한 부스에도 관람객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Fira de Barcelona가 주최하는 Alimentaria&Hostelco 2026은 2년 후인 2026년 3월 23일부터 26일까지 Gran Via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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