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흡수율ㆍ경도 백미와 유사, 식이섬유 감소 적어

최인덕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최인덕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현미란 벼를 수확해 겉껍질만 살짝 벗겨낸 쌀로, 과피 1∼2%, 종피 및 호분층 4∼6%, 쌀눈(배아) 2∼3%, 배유(백미) 88∼94%로 구성돼 있다. 현미의 가장 외피층으로부터 과피, 종피, 호분층 및 쌀눈을 포함하는 부분을 미강층(bran)이라 하는데, 전체 곡립의 8∼9%를 차지하고 있으며, 쌀 전체 영양소의 95%가 쌀눈과 호분층에 집중돼 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쌀밥은 현미를 도정하여 호분층 및 쌀눈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부분을 제거하고, 탄수화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인 하얀 쌀(백미)이다. 따라서 백미는 식감과 맛은 좋지만, 영양가는 낮다.
 
달걀의 핵심이 노른자이면, 쌀의 핵심은 쌀눈(배아)이다. 싹이 트는 부분인 쌀눈에는 비타민 B와 E, 각종 미네랄 및 필수지방산 등 기능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호분층에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항산화물질이 다량 들어있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식이섬유도 많아 활발한 장운동과 변비 예방에 좋다.

그러나 현미로 밥을 지어 먹으면 식감이 껄끄러워서 지속적으로 먹기 어려우며,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쌀눈 및 호분층이 가진 영양분의 체내 흡수율이 낮아져 현미밥의 건강증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미 곡립의 외피층 1∼2%에 해당하는 과피층은 대부분 왁스층으로, 곡립의 겉면을 코팅하듯 둘러싸 수분 흡수를 억제하여 종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취반에 어려운 요소가 되며 섭취 시 소화율을 떨어뜨리는 원인 물질이 된다. 따라서 현미밥 취반을 위해서는 현미를 식수에 장시간 담가두어야 하는 등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된다.

현미밥을 간편하게 짓기 위한 방안으로 현미의 과피층만 제거하는 미세도정 처리를 하여 곡립특성, 기능성분 함량 및 현미밥 물성 등을 평가한 결과, 과피층 제거로 현미밥 식감은 현저하게 증진되면서, 현미 고유의 기능성분은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개발한 벼 품종인 ‘하이아미(멥쌀)’, ‘백진주(반찹쌀)’, ‘보석찰(찹쌀)’의 과피층을 깎아내 조사한 결과, 곡립의 수분흡수율은 27.8∼34.8%로, 백미의 29.1∼36.9%와 유사한 정도로 증가했다. 현미밥 경도는 1% 도정현미가 600.2∼1065.7g으로, 현미밥의 732.8∼1484.3g에 비해 씹는 힘이 감소하여 백미밥(623.2∼884.0g)과 유사한 값을 나타냈다.

1% 도정현미의 총 식이섬유 함량은 3.0∼4.6%로, 과피층 제거로 인한 감소율은 비교적 적었다. 항산화성을 나타내는 총 페놀 함량은 107.4∼137.8㎎ GAE/100g이고, DPPH 라디칼 소거능은 4.5∼7.1㎎ TE/100g으로, 도정하지 않은 현미와 유사한 항산화성을 보였다(현미의 총 식이섬유 3.1∼5.2%, 총 페놀 함량 113.4∼137.4㎎ GAE/100g, DPPH 라디칼 소거능 5.0∼7.4㎎ TE/100g).

현미밥을 꾸준히 먹으면 체중 감소, 변비 예방, 혈관질환 감소, 면역성 향상 등에 매우 효과적이나, 현미의 과피층은 식감과 소화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과피층만 제거하는 현미의 미세도정은 현미 고유의 기능성분은 살리면서, 현미밥의 식감은 부드럽게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